20211022[첫직장 퇴사]
나는 편의점 영업관리를 꿈꾸는 편의점 점장이었다. 하지만 오늘부로 2021. 10. 22 금요일부로 퇴사한다. 원하던 기업은 아니었지만 원하던 직무였다. 하지만 포기하고 퇴사한다. 요즘 누가 코시국에 퇴사하냐고 2년만 버티라고 말한 친구들도 있었다. 하지만 계속 다닐 자신이 없었다. 퇴사하는 이유를 여기다 두서없이 적어보겠다.
사람들마다 회사를 다니는데는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나의 경우 '생계유지' 및 '자아실현'이다. 사실 이 둘 중 하나라도 충족한다면 꾸역꾸역 다녔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다닌 회사는 이 두 가지 모두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이런 관점에서 첫번째 질문 들어간다. 회사가 정년(60세)을 보장해주는가? 결론은 '아니다'이다. 내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55세까지 다닐 수 있고, 56세 ~ 60세까지 임금피크제에 들어간다. 나의 60세라는 정년을 보장해주지 못한다는 뜻이다. 또한 내가 다닌 기업은 강등이라는 제도가 있었다. 약 20명의 사원이 강등되는 것을 봤다. 사람의 역량이 현저하게 부족하다면 강등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을 한다. 하지만 부장급 팀장급의 사람들을 점장으로 강등시키는 것이 옳았을까 이런 생각을 했었다. 이러한 현상을 보면서 내가 높은 위치에 올라가도 언제든지 점장으로 강등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를 통해 나의 고용의 불안정함을 느끼게 되었다.
두 번째 질문 들어간다. 퇴근 후의 개인 시간을 보장해주는가? 결론은 '아니다'이다. 우선 정말 신기하게도 주 5.5일 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평일에 9시간 근무를 하고(점심시간 포함), 초과 근무 역시 종종 있었다. 직장에서만 약 10시간을 소비한다. 출퇴근 시간 포함하면 12시간을 소비하는 것이다. 퇴근 후에 개인적인 시간을 갖기엔 너무 피곤했다. 특히 자기 계발을 하기엔 더할 나위 없이 힘들었다. 회사는 나의 정년을 보장하지도 않을뿐더러 회사는 나의 개인 시간까지 책임져주지 않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세 번째 질문 들어간다. 나의 업무가 단순 반복 노동집약적 업무인가? 결론은 '그렇다'이다. 편의점 점장이라는 위치는 사실 누구나 할 수 있는 업무라고 생각한다. 단, 열정과 의지만 있다면!!! 결품 나지 않게 발주 넣고 판매를 지속적으로 한다면 매출은 유지 및 상승할 것이다. 주간 공문을 보면서 인기 있을만한 신제품을 취급하고 고객의 니즈를 반영하면 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2달 정도만 해보면 업무 프로세스를 익히는데 어렵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더 나아가 내가 영업관리직무(sa)가 된다고 하더라도 역시 단순 반복 업무가 연속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3명의 sa와 심층 인터뷰를 해보았다. 간단하게 요약하면 발주 지도를 잘하는 sa가 최고의 sa가 된다는 것을 알았다. 직무적 역량보다는 성격적 역량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극단적으로 생각해보면 단순 반복 노동집약적 업무만 하다가... 개처럼 일만 하다가... 버려질 수 도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네 번째 질문 들어간다. 내가 하고 있는 업무가 나의 결과물로 연결되는가? 이것에 대한 답변은 그럴 수 도 있고 아닐 수 도 있다 이다. 애매하게 말했는데 그렇게 말한 이유를 말하겠다. 실제로 내가 매장의GP를 올리기 위한 몇 가지 액션이 있었다. 매장의 GP가 올라간다면 회사 입장에서 매출을 상승한 것이기에 나의 결과물이 될 수 없다. 하지만 내가 매장의 GP를 올리기 위해 행동한 액션은 나만의 노하우이고 인사이트이기에 나의 결과물로 도출될 수 있다. 그렇다면 CVS 업계에서 일한 노하우는 어디에 활용될 수 있을까를 생각해보았다.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CVS 업계에서만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추측해보았다. 고로 나의 결과물을 활용할 수 있는 범위가 매우 제한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지금까지 종합해보자면 회사는 나의 정년을 보장해주지 않고, 퇴근 후의 개인 시간을 보장해주지 않으며, 나의 업무는 단순 반복업무이고, 나의 업무는 나의 산출물로 연결되지도 않는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고로 나는 회사를 2021.10.22일 부로 퇴사한다. 안녕~~